직장생활 2년차에 접어들며 가까운 동료들에게 ‘그만둔다’ 는 말을 농담처럼 했었습니다. 알려주는 일들만 쳐내기에도 급급했던 1년차를 지나 점점 중요한 작업들로 잔업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기였고 싱가포르는 업무 환경 상 이직이 잦아 2년 정도 근무 한 직원들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일이 흔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 “ Are you leaving this company for good?” 이라는 질문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 더 좋은 일을 찾으려고 회사를 떠나는 거냐고 묻는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모르면 되묻자! 하는 마음에 “For good?” 하고 말끝을 올려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 Yes, for good” 하고 대답하는 동료를 보며 머릿속에 물음표가 열 개쯤 지나갔습니다. 보통 제가 단어나 구문을 다시 반복해서 물어보면 친절한 동료들은 배려 차 좀 더 쉬운 단어나 알아듣기 좋은 말로 풀어내 주었거든요. 하지만 그 때 동료는 제가 for good 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다시 되묻는 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나 봅니다. 언어 능력의 바닥을 드러내는 것 만 같은 기분이 들어 그냥 희미하게 웃었고 그 웃음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동료는 “If so, that’s good for you” 라고 말 해주었습니다. 이미 for good 의 소용돌이에 빠져버린 제 귀엔 good for you도 참 애매하게 들렸습니다.
▶“Are you leaving this company for good?”
여기서 쓰이는 for good 은 forever 혹은 permanently 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날 거냐 는 동료의 질문은 의미상 좋은 일을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너는 이 회사를 영원히/완전히 떠날 것이냐 는 질문 인 것입니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예문을 몇 가지 들어볼까요?
I’m done with him for good.
나 그 남자랑 완전히 끝났어.
I quit smoking for good.
나 담배 완전히 끊었어.
My friend moved to Danyang for good.
내 친구가 단양으로 아주 이사 갔어.
Leave a company for good - Pixabay
우리가 영원히 라는 의미로 알고 있는 forever는 내가 죽고 없어져도 끝이 나지 않을 만큼의 긴 시간이라는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에 for good을 일상적으로 많이 쓰게 됩니다. 하지만 사랑만큼은 길고 긴 영원을 기약하기에 I will love you for good 대신에 I will love you forever 를 쓰는 것이랍니다. 공통점과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물론 for good 은 아래의 예문처럼 우리가 아는 ‘좋은’, ‘선함’ 의 의미로 쓰일 때가 더 많습니다.
I'm doing this for a good reason.
나는 좋은 이유로 이걸 하는거야
I exercise regularly for good health
나는 건강을 위해서 규칙적으로 운동합니다.
▶▶"That’s good for you”
저를 두 번째 혼란의 늪에 빠트린 Good for you 는 어떨까요? Good for you를 직역하면 “너에게 좋다” 이지만 good 이라는 평가를 너에게 준다는 의미에서 칭찬입니다. “잘 됐다!” 제 미소에 이직시도가 성공했음을 짐작하고 이를 축하해 준 것이지요. 물론 저는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만두지 못하고 회사에 남았지만요.
뮤지컬 위키드(WICKED)의 마지막 넘버로 for good 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서로를 싫어하던 글린다와 엘파바는 결말에 이르러 두 손을 마주잡고 다음 가사를 열창합니다.
But because I knew you I have been changed for good
너를 만났기에 내가 영원히 달라 질 수 있었다니! 우정에 보낼 수 있는 이보다 더 큰 찬사가 있을까요? For good 은 이런 경우에도 쓰일 수 있답니다. 감동적인 곡이니 시간이 난다면 꼭 감상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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