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활 초반에 자주 만났던 한국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같이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밤이나 낮이나 시간이 맞으면 만나서 직장 뒷담화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어느날은 술집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간단한 영어 표현을 몰라 식은땀을 흘렸던 경험으로 주제가 튀었습니다. 이런 이런 상황에서 어떤 단어나 표현을 듣고 대충 웃음으로 때웠는데 잘 넘긴 것 같다, 혹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래서 이게 무슨 뜻일까? 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는 (첫 번째로 연재한 글의 For good 과 같은 표현들) 식 이였습니다. 이 주제의 대화는 재미있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해서 나중에는 만날 때 마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준비해 오는 게 약속처럼 굳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불쑥 이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집 근처 카페에 자주 보는 외국인이 마주 칠 때마다 “Hi, how are you” 라고 말하는데 그 때 마다 대답할 새도 없이 쌩 하고 지나가버린다는 것입니다. 찰나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질문 한 상대방은 입도 떼기 전에 그냥 지나쳐 버려 처음엔 인종차별이 아닌가 고민도 해봤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항상 너무 밝고 쾌활한 말투였다고 합니다.
너한테 관심이 있는 게 아닐까? 그 카페에 더이상 가지마! 아니면 너도 Great! Thank you, how are you? 를 엄청 빨리 말해보는 건 어때? 하고 갖은 아이디어를 다 내보았습니다.
돌고 돌아 원점인 기분 이였습니다. 교육의 효과가 어떻든 한국에서 10년동안 영어를 배웠고 무엇보다 이제 매일매일 영어를 쓰는데 how are you 에 머리를 맞댄 모습이라니!
How to answer the question "How are you?" - Unsplash
▶ How to answer the question “How are you?” 낯선 사람과의 인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이웃, 매일 아침 같은 정류장에서 비슷한 시간에 출근 버스를 기다리는 동네사람, 식당이나 카페의 직원, 자주 가는 마트의 캐셔…익숙한 듯 낯선 사람들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고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 입니다. 영어권에서 “Hi, how are you?” 는 문화적인 약속이고 예의입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쩌다 한번 마주치는 동네 이웃들에게 “잘 지내시죠?” 물어본다고 가정 해 봅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그 사람들의 진짜 대답이 궁금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아마 대답하는 사람도 시시콜콜한 기분이나 근황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짧은 대답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진짜 내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말하지는 않아도 괜찮고 “Good” (좋아) 라고 대답하고 싱긋 웃어 보인다면 아주 좋은 답 인사가 됩니다. 짧은 대답 후에 “Thank you” 라고 덧붙여 주어도 좋습니다. 아래에 문장들은 이러 한 상황에 두루 쓰이는 짧은 대답입니다.
· Good, thanks. 좋아요,고마워요.
· Pretty well. And you? 아주 좋아요.당신은요?
· Not bad. How are you? 나쁘지 않아요. 잘 지내세요?
· I’m good. Thank you for asking. 저는 좋아요. 물어봐 주셔서 감사해요.
· I’m fine, thanks. How about yourself? 괜찮아요. 당신은 어때요?
친구가 자주 마주치던 이웃의 경우는 어떨까요? 말하자면 특별 한 뜻이 없는 인사입니다. “Hi” 라는 뜻만 함축되어 있지 딱히 나에 대한 정보를 묻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후의 경험상 서양인들은 일단 눈이 마주치면 모르는 사이임에도 지체 없이 인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멈춰서 구구절절 대답을 이어가고 “And you?” 하고 상대방의 근황까지 되물을 필요는 없습니다.
Hi! How are you? - Unsplash
▶▶언제나 “Good” 이라고 대답하면 만사 OK?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진심을 숨기고 “Good” 이라고 대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아직 친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상대방과 친분을 쌓아가고 싶을 땐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흥미를 끌만한 대답으로 계속해서 대화를 주도 해 보는 것 도 좋습니다.
좋은 일이 있다면 한껏 과장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Couldn’t be better!” (더 좋아질 수 없을만큼 좋아!) 라고 대답하면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어떤 좋은 일이 있었냐며 되물을 것입니다.
그날 일진이 좋지 않았다면 “Terrible..” (최악이야) 이라고 대답하며 조언을 구해 보세요. 의외의 장소에서 하루 종일 고민했던 일의 해결책을 찾아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 “Fine, thank you! And you?” And you 의 늪
학창시절 기계적으로 외웠던 표현의 영향인지 상대방에게 꼭 “And you?” 하고 되물어봐야 할 것만 같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인사치레만 하는 상황에서는 굳이 되묻지 않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되묻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How are you?” 하고 인사한 외국인도 대답을 하고 싶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상황에 따라 상대방에 대해 다시 물어보지 않는 것이 예의 없어 보일 수 도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표현 중에 “How about yourself?” 는 “And you?” 와 같은 표현입니다. “Yourself?” 하고 줄여 말 할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낯선 사람들에게 영어로도 인사를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과 이야기 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편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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